IT 조직은 변화 관리에 약한 경우가 많다. 변화 수용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고 기대한 비즈니스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IT가 변화 관리를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를 되짚어야 할 때다.

기술 중심의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자주 일어나고 있지만,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가트너에 따르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니셔티브나 프로젝트를 통해 기대한 효과를 75% 이상 달성한 조직은 전체의 1/5에 불과했다.
가트너의 시니어 디렉터 신시아 필립스는 “나머지는 비용만 많이 든 실패 사례”라고 지적하며, “올해 들어 변화의 속도와 비용 압박이 동시에 커지면서 조직 변화 관리는 사람의 변화 수용 여부에 성패가 달려 있는 모든 상황에서 핵심 활동이 됐다”라고 강조했다.
닐 니콜라이슨은 오랜 IT 리더십 경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시스템과 프로세스, 방법론을 선택하고 도입하고 운영해 왔다. 니콜라이슨은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젝트들을 돌아보면, 기술이나 프로젝트 관리 자체가 도전 과제가 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진짜 어려운 일은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데 있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파트너인 저니팀(JourneyTeam)의 전략적 참여 담당 디렉터를 맡고 있는 니콜라이슨은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종(種) 중 하나로서 인간은 놀라울 정도로 적응을 못 한다”라고 덧붙였다.
효과적인 변화 관리는 기술 도입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 궁극적으로 비즈니스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 변화 관리는 전통적으로 IT 조직의 강점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필수 역량이다.
CIO 멘토(CIO Mentor)의 설립자이자 베테랑 IT 리더인 조 토핀카는 “변화 관리는 더 이상 부수적 활동도 아니고, 소프트 스킬도 아니다. 변화 관리는 새로운 이니셔티브가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를 결정짓는 핵심 실행 역량”이라고 말했다. 또, “변화 관리가 부실하면 결과가 늦어질 뿐만 아니라 IT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이후 변화 추진도 어려워진다”라고 경고했다.
기술과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는 지금, 변화 관리가 제대로 기능하도록 IT 책임자가 반드시 답해야 할 질문 11가지를 알아본다.
변화 관리를 충분히 이른 시점부터 시작하고 있는가?
많은 조직이 프로젝트 후반까지 변화 수용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마지막에 커뮤니케이션과 교육을 조금 한다고 해서 충분하지 않다. 토핀카는 “가장 성공적인 변화는 프로젝트 초기부터 변화 관리를 통합해 이를 마일스톤과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성과 지표에 포함시킨다”라고 말했다.
토핀카는 한 대형 ERP 프로젝트를 예로 들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초기부터 우려 사항을 파악하고, 추진 동력을 유지했으며, 변화 관리 노력을 포함한 덕분에 출시 첫 주부터 높은 사용률을 기록했다. 토핀카는 “이 접근이 없었던 초기 프로젝트에서는 도입이 몇 달씩 지연됐다”라고 설명했다.
커뮤니케이션 계획이 목표 달성에 충분하도록 설계되어 있는가?
구글 전문 기술 지원 및 컨설팅 서비스 업체인 프로메보(Promevo)의 디지털 전환 디렉터 콜린 매카시는 “기술 변화를 도입할 때, IT 책임자는 빠르고 자주 소통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메일 몇 통으로는 사용자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매카시는 “변화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사내 회의, 팀 미팅, 사보, 게시판, 심지어 데스크톱 배경화면이나 로그인 화면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은 일방향이 아니라 양방향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IT 책임자는 사용자에게 일종의 ‘사면’을 제안해 IT 부서 외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 현황을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매카시는 “섀도우 IT의 존재는 누구나 알고 있다. 이를 확인하고 공식 IT 시스템과 섀도우 IT 시스템 모두 운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프로메보는 내부 IT팀과 함께 레거시 시스템에서 구글 워크스페이스로 마이그레이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여러 사업부에서 이미 서로 다른 도메인과 워크스페이스 테넌트를 구축한 사실을 발견했다. 개방적이고 비판 없는 대화를 통해 이 문제가 조기에 드러났고, 프로젝트 계획에 반영됐다.
매카시는 “변화 관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모든 IT 책임자에게 주는 조언은, 편견 없이 개방적인 태도로 사용자로부터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디에 리더십 역량을 집중해야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가트너의 조사에 따르면, 성과가 뛰어난 조직의 CIO는 변화 이니셔티브를 위한 임원급 운영 위원회에 참여하거나 이를 주도하고 다른 C 레벨 임원이나 이사회에 진행 상황을 보고하며, 부서 간 협업을 통해 장애물을 제거하고 인식을 높이는 데 적극적인 경향이 있다.
가트너의 필립스는 “기능 간 긴밀한 협업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필립스는 “오늘날 CIO는 변화를 효과적으로 이끌기 위해 변화와 관련해 서로 권한을 부여하는 프랜차이즈 방식의 전달 파트너십을 동료 임원들과 형성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변화 전략에 예기치 못한 상황까지 반영하고 있는가?
CIO 벤치 코치(CIO Bench Coach)의 설립자 래리 본판테는 “아무리 훌륭한 프로젝트라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CIO로 오랫동안 일했던 본판테는 “변화 수용을 기대하는 사람에게 그 변화가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으면, 그건 재앙의 씨앗”이라며,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도 변화는 힘든 일이다. 예기치 못한 부정적 영향까지 생긴다면 훨씬 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본판테는 변화로 영향을 받을 커뮤니티와 IT 조직 간에 충분한 ‘신뢰 자산’이 쌓여 있어야 문제 발생 시 버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변화에 대해 올바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가?
필립스는 CIO에게 “변화는 어렵다”는 표현을 피하라고 조언했다. 필립스는 “오히려 인간은 변화에 최적화된 존재다. 우리는 변화를 자주, 기꺼이 받아들인다”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변화 자체가 아니라 ‘불협화음’이다. 필립스는 “우리가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업그레이드라고 소개된 변화가 실제로는 다운그레이드처럼 느껴질 때”라고 지적했다.
IT 책임자는 변화가 사용자에게 어떤 이익을 주는지를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이를 보여주는 것이 어려운 경우, 조직 전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필립스는 “예를 들어, 여러 업체의 솔루션을 사용하는 조직이 하나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으로 전환할 경우, 기존 솔루션을 잃게 되는 이해관계자도 있다”라며, “이럴 때 CIO는 타협이 필요하다는 점을 솔직히 밝히고, 조직이 왜 지금 이 변화를 필요로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직원 대부분은 자기에게 손해가 있더라도 전체 이익을 이해하면 변화를 받아들인다”라고 강조했다.
변화를 지지하는 사람을 조직 내 적절한 위치에 배치했는가?
CIO 멘토의 토핀카는 “변화의 가장 영향력 있는 지지자는 임원이 아니라, 동료들이 신뢰하는 현장의 구성원일 때가 많다”라며, CRM을 도입했던 한 프로젝트에서는 한 영업사원이 “이 시스템이 얼마나 업무에 도움이 되는지”를 이야기하면서 가장 강력한 지지자가 되었던 사례를 제시했다.
토핀카는 “그 영업사원의 지지가 경영진의 발표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줬다. 신뢰받는 동료의 말 한마디가 도입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본판테는 자신이 변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도 변화의 이점을 전할 ‘신봉자’를 남겨둔다”라며, “자신이 속한 조직 내에서 신뢰받는 사람이 변화를 수용하면, 다른 구성원도 쉽게 받아들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변화를 도입하기 전에 사용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는가?
니콜라이슨은 “사람은 ‘편안함’보다 ‘익숙함’을, 그리고 ‘더 나은 것’보다는 ‘편안함’을 선호한다”라며, “사람들이 익숙한 것을 버리고 더 나은 것을 받아들이게 하려면, 새로운 것이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도록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니콜라이슨은 이 점을 프로젝트 설계 시 항상 고려한다고 밝혔다.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던 시스템을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사용자의 저항으로 실패했던 경험이 여러 번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각 부서에서 대표자를 모아 핵심 그룹을 구성한 뒤, 새로운 비즈니스 규칙과 프로세스, 시스템을 빠르게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 매일 시연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IT팀은 이 과정을 6주간 반복하면서 최종 시스템을 다듬었고, 각 부서 대표자들은 새로운 시스템과 프로세스의 전도사가 됐다.
니콜라이슨은 “이 과정은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갈증’을 만들어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IT팀은 전 부서를 순회하며 새로운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소개하는 ‘로드쇼’를 개최했고, “아무도 시스템을 쓰지 않던 조직이 몇 달 만에 전 직원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조직으로 변했다”라고 밝혔다.
IT는 정말 해결하려는 비즈니스 고충을 이해하고 있는가?
문제가 명확하거나 문서로 잘 정리돼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CIO 멘토의 토핀카는 “현실에서는 프로세스 문서가 전부를 설명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하며, 프로젝트 사례 하나를 소개했다. 당시 프로젝트 팀은 영업사원의 주요 문제가 ‘접속 속도’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림자처럼 영업사원을 따라다니며 관찰한 결과 진짜 문제는 ‘오프라인 모바일 접근성 부족’이었다. 토핀카는 “이 문제를 해결하자 초기의 저항이 열렬한 수용으로 바뀌었다”라고 설명했다.
니콜라이슨은 대규모 고객 서비스 팀이 사용하는 도구를 전면 개편하기에 앞서, 하루 몇 시간씩 고객 서비스 담당자 옆에 앉아 레거시 도구 사용 방식을 관찰했다. IT팀은 고충을 직접 묻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며, 말 그대로 “그들의 입장에서 상황을 체험했다.”
니콜라이슨은 “이 과정을 통해 현업 담당자들은 IT팀과 그 의도에 익숙하고 편안함을 느꼈다”라며, “새 시스템을 설계하면서 일찌감치 프로토타입을 보여주고, 샌드박스 버전을 사용하게 해 익숙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제공했다”라고 덧붙였다. 그 결과는 빠른 도입이었다.
변화 관리 계획을 충분히 자주 업데이트하고 있는가?
가트너의 필립스는 “많은 CIO가 ‘저항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고 묻지만, 필요한 건 극복이 아니라 ‘저항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스는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문제를 드러내고 해법을 찾아내며, 계획을 조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성과가 뛰어난 조직은 직원의 반응을 바탕으로 변화 관리 계획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반면, 낮은 성과의 조직은 계획을 드물게 혹은 거의 업데이트하지 않는다.
갈등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 문화를 조성하고 있는가?
효과적인 조직 변화 관리 프로그램은 단순히 계획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변화에 유연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갈등을 회피하는 팀은 다양한 의견을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이는 문제 해결과 변화 추진을 저해한다. 이를 극복하려면 CIO는 다양한 관점을 수용해야 한다.
필립스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다른 팀 사람을 변화 추진 팀에 포함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배경이 서로 다른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에코 체임버(echo chamber)’ 현상을 피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CIO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창의적인 충돌을 장려하며(단, 인신공격은 허용하지 않고), 팀의 집단 역량을 활용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변화 관리 전략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고 있는가?
18개월짜리 대규모 일괄 도입 프로젝트는 이제 효과가 없다. 토핀카는 프로젝트를 더 작고 자주 배포하는 단계로 쪼개고, 각 단계마다 피드백 루프를 통해 적응하는 전략을 제안했다. 토핀카는 “이렇게 하면 비즈니스 부서가 변화를 흡수할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전체 일괄 출시보다 수개월 빨리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의 속도는 작고 빠르며 지속적인 변화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IT 조직과 기업은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토핀카는 “시장도 움직이고 기술도 발전하고, 고객 기대치도 변할 것이다. 우리가 준비됐든 아니든”이라며, “진정한 차별화 요소는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적응하느냐”라고 강조했다. 또한, “변화를 조직 문화의 강점으로 수용하면, 저항을 관리하는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향해 에너지를 집중하는 과정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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