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비용 초과는 산업 전반의 기업에서 갈수록 흔해지고 있는 문제이다. 해결책은 존재하지만,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조직 문화의 변화가 함께 요구된다.

VM웨어가 펴낸 ‘프라이빗 클라우드 전망 2025’ 보고서에 따르면, IT 의사결정권자의 절반 가까이는 자사 클라우드 지출의 4분의 1 이상이 낭비되고 있다고 생각하며, 약 3분의 1(31%)은 낭비 규모가 절반을 초과한다고 답했다.
시장 분석가와 클라우드 전문가들은 기업 내 클라우드 비용 초과가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그 원인을 개발자와 IT 부서의 문화에서 찾고 있다. 이들은 조직이 클라우드 투자를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하고, 계약 조건에 대해 보다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다면 상당 부분의 낭비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VM웨어 보고서는 전 세계 1,800명의 고위 IT 의사결정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대다수 기업은 조직 내 사일로 구조가 클라우드 관리의 복잡성을 가중시켜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가시성, 통제, 거버넌스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라고 밝혔다.
IDC 리서치 디렉터 롭 티퍼니는 벤더와의 관계도 클라우드 지출 문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그는 “AWS와 구글은 전통적인 IT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자사 클라우드 환경에 묶어두려 한다”라며 “일부 CIO는 ‘그냥 계약만 하면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클라우드 비용 문제와 해법
티퍼니는 기업이 핀옵스(FinOps) 도구를 더욱 적극적으로 운영에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HP의 모피어스데이터(Morpheus Data) 인수를 예로 들며, 다양한 클라우드 비용 관리 도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티퍼니는 “CIO는 낭비되거나 유휴 상태인 가상머신을 찾아야 한다. 실제로 VM의 활용률이 3%에 불과하거나, 사용자 접속조차 없는 경우도 많다”라며 “많은 기업이 핀옵스 소프트웨어를 충분히 사용하지 않아 낭비되는 클라우드 자원을 감시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클라우드 활용 문제를 발견하더라도 계약에 비용 환급(차지백) 조항이 없다면 효과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지원되지 않더라도 “CIO는 그림자 IT 지출을 포함한 모든 클라우드 구매 내역을 회계 기록을 통해 검토해야 한다”라며 “그 과정에서 낭비가 발견되면 다른 클라우드 벤더와 협상할 때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IDC는 많은 기업이 핀옵스 도구를 도입했지만, 실제로는 도구에 충분한 접근 권한을 주지 않는 문제를 지적했다. 티퍼니는 “나는 AI 에이전트가 AWS 대시보드에 로그인해 중복 서비스, 미사용 리소스를 찾아내고, 이를 모든 클라우드 환경에서 실행할 수 있길 원한다”라며 “모든 서비스에 대해 API가 열려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기업 문화, 특히 IT와 개발자 문화가 클라우드 지출 분석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문화적 전환이 필요하다
티퍼니는 “CIO는 오래된 시스템 유지 같은 사소한 업무로는 보상을 받지 못한다. 오히려 새로운 혁신적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인정받는다”라며 “클라우드 지출의 중복을 추적하는 일은 대체로 그들의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떠오른 ‘에이전틱 AI(agentic AI)’는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역사적으로 CIO는 과부하된 기술 인력을 작은 비용 문제 해결에 투입하는 것을 꺼려왔지만, 이 작업을 가상 에이전트에 맡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티퍼니는 “과거 CIO들은 ‘그럴 인력이 없다’며 반발했지만, 에이전틱 AI가 등장하면서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라며 “이제 CIO는 HR과 CEO에게 효율성 개선 활동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보너스 구조를 바꾸자고 주장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컨설팅 기업 무어인사이츠&스트래티지(Moor Insights & Strategy)의 부사장이자 수석 애널리스트인 맷 킴벌은 CIO가 흔히 간과하는 SaaS 계약까지 포함해 모든 클라우드 지출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일즈포스 같은 대규모 SaaS 계약이 포함돼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많은 CIO 고객이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을 자원을 과잉 프로비저닝해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한다고 지적했다. 킴벌은 “예컨대 오라클 담당자가 아무도 쓰지 않는 모듈을 계약에 넣고, 이것이 매년 반복되는 비용으로 굳어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클라우드 지출 합리화는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과제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경비 관리 기업 탱고(Tangoe)의 CIO 마크 트롤러는 VM웨어가 발표한 낭비 비율 수치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낭비가 30%냐 50%냐에 매달리지 않는다. 문제는 정의의 차이다”라며 “순수히 미사용 컴퓨팅이나 스토리지만 따지면 50%는 과장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중복 SaaS 라이선스, 그림자 IT 지출, 유휴 환경, 비효율적 워크로드로 인한 네트워크 비용 증가 같은 간접적 비효율까지 포함하면 실제 낭비는 훨씬 크다”라고 설명했다.
IT 컨설팅 기업 파이네스트(Pynest)의 CTO 로만 릴코 역시 클라우드 비용 초과가 흔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많은 CIO가 클라우드 비용의 절반이 낭비된다고 느끼는 것은 충분히 정당하다”라며 “예를 들어 프로젝트용 환경을 만들고 종료하지 않았거나, 여분의 용량을 예약해 두고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벤더의 불투명한 과금 구조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핀옵스 접근법이 없다면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릴코는 실제 사례를 언급하며 “어떤 고객은 개발 환경을 하루 24시간 켜뒀지만, 팀은 근무 시간에만 사용했다. 자동화 스케줄을 적용해 퇴근 후 환경을 종료하고 아침에 다시 시작하도록 하자, 첫 달부터 두 자릿수 비율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를 두고 “클라우드 최적화 문제는 단순히 재무 문제가 아니라 개발 문화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엔지니어가 각 VM이나 컨테이너가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CFO 보고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효과적인 전략은 엔지니어링 팀에 지출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고, 자신이 사용하는 자원이 어떤 비용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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